넥슨, ‘코빗’을 인수하다
넥슨이 국내 3대 가상화폐업체 중 하나인 ‘코빗을’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대략 900억원 정도.
넥슨은 지난달 2000억원에 달하는 일본 넥슨의 보유지분을 매각했다. 그런 넥슨의 행보를 보면 무언가 대형 인수딜이 터질 것 같았는데 드디어 나온 것이다. 업계에선 넥슨이 가상화폐업체에 큰 돈을 쏟은 이유에 대해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성과 더불어 넥슨의 본업인 게임사업과의 제휴”를 손에 꼽고 있다.
넥슨이 인수까지 한 것을 보면 가상화폐가 돈이 될 것 같다는 소리인데 과연 가상화폐의 파워는 지금 어느정도인걸까? ‘코빗’의 사례를 보며 이야기해보자.
코빗?
코빗의 상표.
넥슨이 인수한 ‘코빗’은 3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이다. 지난해 매출은 7억원, 당기 순손실은 8억원으로 다른 거래소들가 마찬가지로 아직 수익성이 좋진 않지만 올해들어 가상화폐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약 30여곳으로 추산되며 일간 거래량은 2조원에 달한다. 작년보다 70배 이상이 증가했다고 하니 성장세가 가히 폭발적이다.
특히 국내 거래소들이 올초부터 0.1% 정도 수수료를 챙기며 나름의 수익모델을 갖추기 시작했다. 하루에 100억원만 거래되어도 하루에 수억원의 수수료를 손에 쥐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가상화폐 열풍이 이어진다면 넥슨이 큰 돈을 들여 인수한 것도 이해가 간다. 수수료 수익으로도 단기간에 원금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슨의 큰 그림
다만 넥슨이 단순한 수수료 수익을 위해서 인수했다고 보진 않는다. 넥슨은 더 큰 판을 짜고 있는 것 같다.
바로 게임머니와 가상화폐의 연동이다.
지난 2015년 12월, 넥슨의 김정주 대표는 넥슨의 스트리를 담은책 ‘플레이’를
통해 이런 플랜을 남겼다.
“미국에서 쓰던 달러를 유로로 바꾸고, 다시 원화로 바꾸듯 넥슨의 게임 ‘메이플 스토리2’에서 쓰던 게임머니를 ‘던전앤파이터’ 게임머니로 바꾸고 다시 ‘바람의 나라 게임머니로’ 바꿀 수 있다.”
바로 게임머니 환전 서비스 도입을 시사한 것이다.
‘넥슨이 게임머니를 기반으로 기축통화를 만들고 환율제도를 도입한다. 넥슨이 그들의 세계에서 가상의 경제 흐름을 만든다.’ 상상으로만 추측했을때도 어마어마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 같은데 실제로 시행되면 어떤 효과가 나올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이때까진 pc게임 결제한도라는 규제가 묶여있는 상황에서 자체 기축통화를 만드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가상화폐를 이용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가상화폐의 한 화폐인 비트코인을 도입한다면 A라는 게임 내에서 구입한 아이템을 비트코인으로 되팔아 B라는 게임에서도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두 게임은 다른 게임이지만 하나의 화폐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아이템을 팔아 번 가상화폐를 실물 현금화 할 수도 있다. 가상화폐는 정식 통화가 아니기에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을 뿐더러 국가 간 장벽도 없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들. 이거 말고도 많다.
현재 넥슨이 글로벌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의 종류만 해도 수십여종에 달한다. 가상화폐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지금보다 아이템 거래 및 유료 게임 시장이 훨씬 활성화 될 것이다. 플랫폼을 형성하는 차원도 있지만 거기서 어떻게 거대한 수익을 낼지도 궁금해진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업 툴, 팀즈
“협업 툴 팀즈를 오피스 365의 핵심 커뮤니케이션 클라이언트로 만들겠습니다.”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엔터프라이즈 테크 컨퍼런스 ‘이그나이트’에서 MS가 발표한 내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가 메인 협업 툴이 되며 기업용 스카이프는 팀즈로 대체 될 전망이다.
대체 팀즈가 뭐길래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렇게 지원을 해주는 걸까?
팀즈란?
팀즈는 오피스 365 제품군의 하나로 지난 3월 전세계 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팀즈는 채팅 기반서비스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업무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고 작업활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 하듯 기업용 협업툴인 슬랙(Slack)의 경쟁 제품이다.
팀즈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팀즈 앱은 윈도우 10, 맥OS, 웹, 세가지 모바일 플랫폼용(ios,안드로이드 등)으로 제공된다. 오피스 365 엔터프라이즈 및 비즈니스 제품의 일부이며 기존 유료 구독에 포함된다. 즉 개인 사용자는 팀즈를 사용할 수 없다.
팀즈의 채팅 화면.
팀즈의 모든 작업은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직 ‘대화’열에서 수행된다. 대화 열은 위쪽 탭과 왼쪽 메뉴로 구성된다.
또한 채팅과 협업이 가능한 연락처와 봇이 있는 세로 열, 팀즈에서 사용자에게 보낸 알림이 표시되는 탭이 있다.
페이지 맨 위에는 대화, 파일 공유, 써드파티 플러그인을 설정할 수 있는 탭 목록이 존재한다.
팀즈의 네비게이션.
슬랙과 차이점은?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UI가 슬랙과 상당히 유사하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엄연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슬랙은 업무용 메시징 앱이라는 특화된 역할을 수행한다. 일부 기능만 쓸 수 있는 무료등급을 제공하며 소규모 팀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갖추었다.
유료 사용자들도 존재하지만 유료 정책에 이메일, 온라인 파일 스토리지, 오피스 생산성 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기능을 같이 쓰려면 구글앱스와 연동해야된다. 그럼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반면 MS팀즈는 오피스 365 기능의 일부이다. 오피스 365 비즈니스 또는 엔터프라이즈를 구독하는 사람들이 팀즈룰 쓰게 되는데 메일 서비스 ‘익스체인지’, 온라인 파일 스토리지 ‘원드라이브’, 영상통화앱 ‘스카이프’를 같이 쓸 수 있다. 다양한 오피스 생산성 앱들도 당연히 쓸 수 있다. 슬랙이 외부 협력자와 같이 쓰는 메시징 앱이라고 한다면 팀즈는 조직 내부의 팀을 위한 제품의 성격이 강하다.
다만 조금씩 다른 성격을 가진 두 서비스이지만 몸 담고 있는 시장은 비슷하기에 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과연 팀즈는 슬랙을 제칠 수 있을까?
팀즈의 성공 가능성은?
슬랙보다 시장에 늦게 나왔지만 팀즈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진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MS의 인프라 파워
MS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오피스 365는 이미 1억명 가까운 글로벌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팀즈가 광범위한 사용자 인프라를 가진 오피스 365와 다양한 기능을 가진 MS 서비스들과 통합적으로 제공된다면 슬랙의 영향력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도 있다.
2.클라우드 분야
MS가 지난 몇 년간 그리고 앞으로도 투자를 많이 할 영역은 클라우드 분야이다. 팀즈의 플랫폼인 오피스 365는 MS의 3대 클라우드 서비스(Azure, 다이나믹스 365, 오피스 365)이고 MS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이다. 따라서 팀즈에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현재 기업용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이다. 슬랙이 선두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언제든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시장이다. 팀즈가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