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홈팟과 아마존 에코의 향방은?

애플과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비교해보는 글입니다.


얼마전 한 기사를 보았다.

애플의 홈팟은 아마존 에코를 이길 수 있다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Here’s Why Apple’s HomePod Will Crush the Amazon Echo and Google Home Over Time

홈팟이 에코보다 3년 늦게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흥미로운 관점의 글이었다. 그래서 나도 관심이 생겨 기사를 참고해 애플과 아마존 양 사의 스피커를 한번 분석해보게 되었다.

과연 누가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인가?


분석은 크게 스피커 측면과 생태계 측면, 이렇게 두 가지 측면에서 비교할 수 있었다.

먼저 스피커 측면부터 살펴보자.

(가격, 사양 같은 스펙 사항은 일일이 나열하는 것보다 기사를 보는게 이해가 쉬울 것 같아 기사를 첨부하겠다.)

애플 홈팟 vs 구글 홈 vs 아마존 에코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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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팟과 에코의 모습이다.


1.스피커

1) 하드웨어

스피커 성능을 따지자면 홈팟이 에코보다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자체 앰프가 있는 7개의 트위터로 구성된 홈팟은 뛰어난 음향을 제공한다. 자동 공간 감지 기술도 적용되어 어디에 있든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는 최적화된 음향을 들려준다.

다만 아마존은 디지털 콘텐츠 판매를 목적으로 에코를 활용하고 있다. 그들은 사람들이 차후 인공지능 스피커를 쓸 때 오디오에 큰 비중을 두지않을 것이다라는 의견에 힘을 싣고있다.

따라서 애초에 하드웨어 역량을 앞세워 출시한 홈팟이 에코보다 성능이 뛰어난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참고 : Why Apple’s HomePod is so much more expensive than Google and Amazon’s smart speakers

2) 소프트웨어

그렇다면 내장 된 소프트웨어는 어떨까?

인공지능 스피커의 핵심요소는 인공지능 그 자체이다. (참고로 애플의 홈팟은 시리, 아마존의 에코는 알렉사를 탑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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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와 알렉사.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 조사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여행, 문자,메일, 뉴스)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비서들을 테스트 해본 결과, 시리가 알렉사보다 탁월한 성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참고 : AI 비서 중 ‘애플 시리’·‘구글 어시스턴트’ 탁월…알렉사·코타나 성능 떨어져

시리가 시장에 알렉사 보다 먼저 출시되었기에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현재 알렉사보다 앞설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에는 어떻게 될까?

애플의 시리는 보안 문제로 인해 데이터를 6개월 동안만 저장할 수 있다. 반면 아마존의 알렉사는 사용자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저장하고 그를 바탕으로 AI가 끊임없이 학습하고 있다.

또한 ‘맥퀴비’에 따르면 애플 유저들 중 상당수가 시리를 한 번 사용할 뿐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반면 에코 유저의 1/3은 하루에 수 차례 알렉사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데이터의 양은 Ai의 성능을 좌우한다. 애플이 양질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전세계 이커머스를 지배하는 아마존의 데이터 양에 비교했을 때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2.생태계

1)시장 점유율

사실상 인공지능 스피커는 플랫폼, 생태계 싸움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내가 읽었던 기사에서 홈팟이 에코를 이길 수 있다는 핵심 요인은 애플의 생태계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금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과 그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시장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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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 점유율(2017) 출처: eMarketer


현재 미국 내 스피커 시장 점유율 현황이다.

아마존 에코가 7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내 AI 스피커 이용자 수가 3억 5600만 명에 도달했는데 그 중에 2억 5천이 에코를 쓰고 있다.

통상적으로 각 가정에 인공지능 스피커는 1개면 충분하기에 나머지 사용자들이 홈팟을 굳이 살 필요는 없다.

(컨설팅 업체 ‘모닝 컨설트’에 따르면 2200명의 성인을 조사 한 결과 55%의 응답자가 애플의 홈팟 구매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참고 : Most People Aren’t Interested in Buying Apple’s HomePod

다만 애플의 기존 고객 층(애플 생태계에 있는 고객들)이 홈팟을 얼마나 살 지가 변수이다.

아무리 에코가 애플 생태계에 연동이 된다고 하더라도 자사 제품 보다는 호환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Raymond James Survey에 따르면 참가자 중 14%의 아이폰 유저들이 홈팟을 기꺼이 사기로 했다고 한다. 이처럼 애플의 충성 고객 충들은 충분히 홈팟을 구매할 수 있기에 점유율 경쟁은 확실히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2) 써드파티 & 스마트홈

애플은 강력한 디지털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등은 애플만의 강력한 생태계의 핵심 요소들이며 특히 아이폰은 애플 TV,홈키트 등 애플의 스마트 홈 환경의 강력한 허브가 될 것이다.

게다가 인공지능 스피커까지 추가된다면 집 안에서 홈팟, 집 밖에서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루어지는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애플의 기존 생태계를 보았을 때 홈팟 또한 아주 좋은 사용자 경험을 지속해서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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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홈키트.


또한 SiriKit를 통해 홈팟의 써드파티 연동도 해결할 수 있다. 지난 ios10 출시를 통해 SiriKit을 공개함으로써 홈팟에도 ios 앱과 watchOS앱도 통합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마존의 에코 생태계는 이보다 더 거대한 것 같다.

지난 CES 2017(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은 아마존의 잔치였다. 알렉사 Skill kit과 알렉사 Voice Service를 통해 아마존은 스마트폰, 로봇, 냉장고, DVR, 스위치, 세탁기, 청소기 등 수 많은 가전에 알렉사를 연동했다. 현재 우리가 집에서 쓰는 거의 모든 타입의 가전제품들에 알렉사가 연동된 것이다. 아마존은 이 기기들에서 나오는 모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2017.10.07 업데이트

최근 아마존이 알렉사 Voice Service 키트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고 한다. 이번 공개로 모든 개발자들이 음성인식 처리 기기에 알렉사를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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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의 생태계.


커넥티드 TV 또한 아마존이 애플을 앞지르고 있다. 애플은 수 많은 애플 제품 사용자 수로 애플 TV와의 스마트홈 생태계를 꾸리고 있다고 하지만 정량적으로 아마존 Fire TV가 애플 TV보다 시장 점유율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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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TV 점유율. 구글의 현황이 눈에 띈다.


또한 현재 파나소닉, JBL 등 기존의 스피커 제조업체에서는 처음부터 알렉사를 연동해 출시하고 있다. 몸체만 바꼈지 머리는 온통 아마존 세상이다.

정점은 알렉사 Skills이다.

스킬은 알렉사를 UI를 활용해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에 접근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2017년 2월 기준 알렉사 스킬 풀은 1만개를 넘긴 상태이다. 아마존만의 앱스토어 생태계가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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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 스킬 수.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앱스토어의 성공을 알고 있을 것이다. 2008년 개설 7달만에 2만개의 앱이 등록되고 5억회가 넘게 다운로드 되면서 앱스토어는 애플 성장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또한 아마존은 AWS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강력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써드파티와 연계되는 클라우드, 보안 문제 등의 중요성을 아마존은 계속 학습 중이다. 이는 애플에게는 없는 이점이다.

하지만 이런 아마존의 전략에도 단점은 있다.

1.에코가 음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곳에 활용되지는 못한다는 점(시리는 아이폰에도 있고 홈팟에도 있다.)

2.알렉사 Skills의 불분명한 수익화(현재 스킬들은 모두 무료이다. 앱스토어처럼 유료화 시킬 수도 있지만 그건 두고 볼 일이다.)

3.프라이버시(시리의 정책과는 달리 개인정보 보안 문제가 존재한다.)


오늘은 애플과 아마존의 스피커를 비교분석하며 양 사의 대결구도를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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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편 우리 편.


솔직히 누가 이 시장에서 승자가 될 지는 모르겠다. 둘 다 저력이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아마존이 우세해보이지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애플워치’로 시장을 먹어삼킨 애플이기에 전혀 간과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애플의 CEO인 팀 쿡의 말을 남기며 글을 마치겠다.(이 말을 보고나니 승자는 끝까지 봐야 알 것 같다.)

“우리는 첫번째 엠피쓰리(MP3) 플레이어를 만들지도, 첫번째 스마트폰을 만들지도, 첫번째 태블릿을 만들지도 않았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첫번째’가 아닌 ‘최고’가 되는 것이며, 사용자에게 항상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We didn’t have the first MP3 player. We didn’t have the first smartphone. We didn’t have the first tablet. For us, it’s not about being first. It’s about being the best, and giving users an experience that delights them every time.)”

참고 : Apple HomePod Faces Tough Odds Against Amazon Echo in Connected Home Market

The Real Reasons That Amazon’s Alexa May Become The Go-To AI For The Home

How compatible is the Amazon Echo with an i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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