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챗봇을 쓰고 있을까?
저번 시간에 챗봇의 정의, 장단점 등을 살펴보았다면 이번 시간에는 도입 사례, 챗봇 설계시 고려해야할 점에 대해 살펴보겠다.
참고) 챗봇, 확산의 바탕은(1)
1.스타벅스
미국 스타벅스 전체 매출 중에 모바일 앱으로 주문과 결제까지 이뤄지는 부분이 현재 7%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해 3%에서 큰 성장을 이루었다. 즉 친절한 바리스타에게 주문하는 것도 좋지만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지 않고 빨리 스마트폰으로 주문해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모바일 주문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시애틀 본사에선느 모바일 주문용 스토어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스타벅스는 무엇을 했을까?
바로 챗봇 ‘My Starbucks Barista’ 도입이다. 챗봇을 도입하면 고객의 주문내역, 대화내역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주문을 신속하게 도와줄 수 있다. 고객의 구매 경험 개선 뿐만 아니라 기업의 마케팅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 챗봇은 스타벅스 앱 안에서 동장하는 In-app 형태로 아마존의 인공지능인 알렉사 엔진을 쓰고 있다. 2017년 여름에 정식 서비스가 출시되며 스타벅스 매장의 바리스타의 경쾌한 목소리가 담긴 음성대화 기능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초록색과 무채색의 브렌드 아이덴티티가 녹아있는 UI를 갖추고 있다.
2.여기어때
여기어때는 숙박 예약앱 서비스를 시행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가 만든 AI챗봇 ‘알프레도’는 숙소의 위치, 투숙 인원 등 간단한 문의부터 예약 변경과 숙소 추천까지 가능하다. 2017년 5월 기준 이용자가 4만명, 누적대화 20만 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알프레도의 기능 중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수영장 있는 호텔’, ‘스파 있는 펜션’ 등 숙소 추천 기능이라고 한다다.
이는 챗봇이 기존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측면에서 활용될 때 서비스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마다 원하는 상품이 다 다르고 웹사이트나 앱에서는 그 사용자 니즈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은데 챗봇은 그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기준 알프레도의 모습, 아직은 곳곳에서 동문서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개선이 계속 되고 있다고 한다.
3.뱅크오브 아메리카
금융 산업에서 사람들의 행동패턴이 ‘대면’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됨에 따라 고객의 모바일 경험성을 높이는 일은 모든 금융기업들의 과제가 되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또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챗봇이었다.
2017년 여름 출시 예정을 앞둔 챗봇인 ‘Erica’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마지막 여섯 글자에서 네이밍을 했다고 한다.
Erica는 ‘My Starbucks Barista’처럼 뱅크 오브 아메리카 전용 모바일 앱에 포함된 In-app 챗봇이다. 음성과 텍스트 모두 지원하며 잔고 확인과 같은 기본적 업무, 인공지능 기술이 사용 될 신용카드 대금 납부, 대출 상환 등을 도와주도록 기획되었다고 한다.
예컨대 Erica가 고객의 휴대폰으로 ‘홍길동님, 부채를 줄이면서 30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찾았습니다’와 같은 알림 메시지를 보내줄 수 있다. 고객은 앱을 실행해 더욱 자세한 조언을 보며 더 나은 서비스 경험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Erica는 미래의 금융 챗봇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 같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이외에도 금융업계의 챗봇은 다양한 분야로 발전하고 있는데 마스터카드는 타 기업들이 자사의 챗봇을 사용할 수 있도록 API 형태로 챗봇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4.현대카드
현대카드는 최근 ‘현대카드 버디’를 출시했다.
현대카드 버디는 신용카드 문의, 카드 혜택, 카드 관련 상품에 이르는 전체적인 고객 서비스에 대한 문의사항에 답할 뿐 아니라 고객과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학습을 하기도 한다. 더욱 지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M3카드 영화관 혜택 뭐 있어?’라는 질문을 하면 버디는 의미를 파악해 M포인트 사용, 플래티넘 할인 혜택 등 M3 에디션2 상품을 이용할 때 누릴 수 있는 영화관 혜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버디는 IBM 왓슨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카드 버디는 현재 베타 버전으로, 지속해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5.푸디
식품업계도 최근 챗봇 열풍에 올라탔는데 동원F&B의 식품 전문 인공지능 챗봇 ‘푸디’가 그 예이다.
동원 F&B는 IBM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두 달만에 챗봇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한다. 자체 개발 없이 IBM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왓슨 API를 필요에 따라 적용할 수 있어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신속하게 챗봇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했다. 식품업계 또한 금융업계와 마찬가지로 고객 맞춤형으로 모바일에서의 고객 경험을 높이려도 시도를 하고 있다.
푸디는 푸드와 버디의 합성어라고 한다.
푸디는 현재 오픈 베타 버전으로 기본적인 문의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으나 딥러닝 과정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정식 버전으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정식 버전에서는 고객의 취향과 구매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거나 구매한 상품과 연관 된 레시피를 추천하는 등 식품 전문 챗봇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성공적인 챗봇을 만드는 방법
앞에서 챗봇을 이용한 5가지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이번에는 챗봇을 어떻게 설계해야하는가에 대해 살펴보자.
1.챗봇은 기능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챗봇을 통한 정보 탐색은 대화 흐름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작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챗봇을 통한 정보 탐색이 편리하더라도 챗봇이 제공하는 기능을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면 챗봇의 정보 탐색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인사말 창, 체험 튜토리얼, 키워드 추천을 통한 가이드라인 제공 등 챗봇의 정보 탐색 흐름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2.매우 제한된 범위를 가져야 한다.
처음 설계한 챗봇은 좁은 주제에 대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처음부터 애플 시리 같은 시스템을 만들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 큰 그림을 그리되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 챗봇이 무엇을 하는지 한두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잇다면 잘 설계된 챗봇이다.
3.가능한 구조화 된 버튼을 사용해야 한다.
챗봇은 여타 다른 IT 서비스보다 테스팅에 들어가는 시간이 훨씬 더 길다. 시스템 구축 후에도 꽤 많은 공수가 들어간다. 개발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챗봇을 론칭하자마자 기업이 예상했던 질문과 고객이 하는 질문이 굉장히 다른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자유로운 형태의 사용자 입력창이 정말 필요하다면 AI가 입력값을 이해 못할 때에만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때 구문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도움말을 제공해야 한다. 챗봇의 구문은 작업을 시작하는 명령과 키워드이다.
4.기존의 정보 탐색 과정보다 편리해야 한다.
챗봇이 앱 이용보다 정보 탐색과정이 편리하려면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키워드 입력을 줄여야 한다. 예컨대, 처음 요약 정보를 확인할 키워드는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되, 상세 정보를 보고 싶은 항목은 선택지를 통해 확인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한 화면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선택지의 영역 또한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Icelandair Facebook Messenger 챗봇 : 여행할 국가는 직접 입력, 국가 내 공항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5.In-app이냐 메신저 플랫폼이냐를 정하자
챗봇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어디에 챗봇을 만들 것인지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In-app 형태로 개발한다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고객 정보와 연동시키기 쉽고 보안이 용이하다. 또 거래의 완결이 쉽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포함한 금융거래의 경우 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실행시키기엔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기업과 소비자 양쪽 모두 부담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금융 챗봇이라도 카카오톡 안에 만들어진 농협의 챗봇이 단순한 상품 소개에 머무르는 반면 대신증권의 In-app 챗봇은 잔고 조회와 금융거래까지 할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서비스 범위와 완결성을 따지면 자사의 전용 앱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챗봇이 기존 고객을 위한 용도만은 아니며 유저 접근성을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메신저 플랫폼의 사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메신저 플랫폼은 잠재고객에게 도달하기가 쉽다. 접근성이 중요한 브랜드에는 상용 메신저 플랫폼을 쓰는 게 낫다. 개발 할 챗봇의 방향을 ‘서비스 범위 vs 유저 접근성’ 중 어떤 것을 우위에 두느냐에 따라 In-app 형태로 갈지 메신저 플랫폼으로 갈지가 정해진다.
목적과 맞지않는 형태의 챗봇은 사용자의 선택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기계와의 소통이 화두로 떠오르는 지금, 챗봇은 기기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창구이다. 챗봇, 음성인식 등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디지털 세계의 한 축이 되어가는 세상에서 챗봇을 알고 준비한다면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