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먹 | UX의 미래

좋은 글을 읽고 소화시키는 과정입니다.


이제 2018년이 2달도 채 남지 않았다. 연말이 되면 UX 업계에서는 2018년 UX 트랜드를 외쳐댈 것이고 2017년에는 어떤 UX가 흘러갔는지 정리를 할 것이다.

모든 일이 미래가 중요하지만 트랜드 변화가 심한 IT 업계에서 미래 예측은 아주 중요하고 솔깃한 사항 중 하나이다. 오늘은 20XX년 UX 트랜드를 넘어서 UX의 미래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오늘 먹어볼 글은 pxd 이재용 님의 UX의 미래는 여기에 있다 - UX for Next Billion Users라는 글이다.


UX의 미래란?

요즈음 사람들이 UX의 미래를 생각하면 각종 SF영화들을 떠올린다. 아이언맨의 자비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최첨단 화면 등이 대표적 예이다. 하지만 오늘 나는 UX의 미래라고 해서 자비스,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얘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UX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UX를 말하는 건가?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 관련 UX?

물론 저런 기술에도 UX의 미래는 담겨있다. 최근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가 낸 기술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5년내 절반 이상 사용자들이 기업들의 전통적인 서비스 대신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선택하게 될 것이며 인공지능은 새로운 UX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공지능이 새로운 UX 패러다임을 이끌고 온다는 것이다.

또한 이 보고서는 7년내에 대부분 인터페이스가 화면을 갖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다만 재용님은 글을 통해 이런 반박을 남기셨다.

화면 인터페이스는 화면 인터페이스대로 자기가 가장 잘 하는 분야로서 자리를 찾을 것이다. 다만 형태도 많이 바뀔 것이고 비중도 지금보다 심각하게 줄어들 것임은 틀림없다.

나도 여기에 동의한다. Voice UI, 대화형 UI가 대세로 떠오르지만 우리가 접하는 UI의 종류가 많아지고 다변화되는 것일 뿐 화면 UI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확실히 화면 UI의 종식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나오고 있다. 2016년 1월 uxdesign.cc의 창업자 Fabricio Teixeira는 The State of UX in 2016에서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픽셀의 종말

지금 우리는 Flat 디자인이라는 메가 트랜드, 모바일이라는 메가 플랫폼 속에서 획일화된 ux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ios 가이드 라인, 머티리얼 디자인 등 모두 비슷한 시각 언어를 사용하는 탓에 모든 디자인은 일정 이상의 품질을 갖출진 모르지만 서로 비슷해 보이며 화면에는 더이상 디자인 할 것이 많지 않다. 이제 우리는 대화형 인터페이스 등을 통해서 더 이상 픽셀을 디자인 하지않는 시대에 살지도 모른다.

그는 ‘픽셀의 종말’’ 이야기에 덧붙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이 또한 흥미롭다.

시간 상에 디자인

우리는 더 이상 공간 상에 디자인을 하는 시대가 아닌 시간 상에 디자인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버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길에 서면 택시를 부르는 UI를 띄우고, 드라이버를 기다릴 때 드라이버 정보를 보여주고, 운행이 끝나면 기사에 대해 평가를 한다. 이는 시간의 흐름에 맞는 인터페이스이며 자연스러운 UX의 흐름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선형적인 경험에 익숙해지고 편리해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한 화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정에 집중을 하며 앱을 사용했을 때의 첫 일주일을 어떻게 만드냐를 고민하고 있다. 처음 사용자들이 제품에 들어와서 어떤 경험을 갖는지, 제품을 다루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접하고 나가면서 어떤 상태에 있는지, 다시 왜 방문하는지 등 첫 일주일을 제품의 가치를 느끼면서 쓸 수 있도록 한다.

그래야 우리의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설계에 이제 빅데이터 분석이 들어가고 인공지능이 투입되고 있다.

이는 미래의 UX가 저런 데이터 분석, 대화형 UI의 집약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재용님은 다른 기사를 통해 이 이야기를 반박한다.


다음 10억 인구의 UX

2017년 8월 Wall street Journal은 다음 10억 모바일 세대들이 비디오와 음성이 담긴 제품만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내놓았다. 가난과 낮은 교육 수준으로 문맹률이 높던 사람들이 인터넷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직관적인 특성을 가진 제품들이 두각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현재 인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가장 인기있는 앱들을 보면 월스트리트 저널의 분석이 전혀 틀리지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인도에서는 UC Browser, MX Player, Youtube 등의 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모두 다 직관적인 UX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차례대로 UC Browser, MX Player, Youtube의 화면이다.


이 앱들은 타이핑 보다는 주로 이미지, 아이콘, 영상, 음성으로 소통하는 앱들이다. 앞으로 10억명의 인터넷 이용 행태는 검색, 통화, sns 뿐만 아니라 상거래 서비스까지도 모두 이러한 방식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다. 왜냐? 글을 모르니까.

(인도의 40%가 글을 모른다.)

The End of Typing: The Next Billion Mobile Users Will Rely on Video and Voice

기사를 보면 한 인도 노동자에 대한 영상이 나온다. 하루 8달러의 수입을 버는 그는 작년 처음 IT 기기라는걸 사용해보았고 이제는 매일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고 UC Browser로 웹 서핑을 하고 일거리를 위해 어플로 기차 시간을 확인한다. 그는 돈이 없을 때 먹을 것 대신 통신 요금을 지불할 정도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이제는

1.지금보다 훨씬 단순한 이미지 중심의 UX

2.시간상에 펼쳐지는 UX

3.음성/비디오 중심으로 이루어진 UX

이 것들이 핵심 UX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앞서 말한 AI UX, 대화형 UX들도 UX의 미래가 될 것이다. 다만 이들은 선진국 사용자에게 현재의 화면에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지만 실험적으로 해보는 UX 정도에 머무를 수 있다.

하지만 방금 말한 이미지, 비디오 중심의 UX는 다르다. 그들은 이런 ‘미래형 UX’가 아니면 제품을 접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UX의 미래이고 다음 10억 이용자들의 미래이다.